오늘 리뷰할 책은 송길영님의 '그냥 하지 말라'입니다.
밀리의 서재에서 본 책인데 꽤나 흥미로웠습니다 ㅎㅎ
책에서 인상깊었던 내용을 요약해보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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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성실히, 꾸준히, 열심히 하는 자세를 높이 샀어요. 지금도 그런 면이 있죠.
그런데 로봇 R대리는 잠을 안 잡니다. 밥도 안 먹고 3교대도 필요 없어요.
월급을 올려달라는 말도 안하고, 결정적으로 R대리는 오류를 내지 않습니다. 이렇게 동일한 업무를 꾸준히 하는 분야는 로봇을 이길 수 없습니다.
그러니 지금까지 농업적 근면성으로 열심히 일했던 이들의 꾸준함은 더이상 덕목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생각없는 근면성은 조만간 주인의 발목을 잡을 것입니다.
혹여나 여러분도 좋은 직장에 들어가서 시키는 일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은 접으시기 바랍니다.
그런 일자리는 곧 없어질 확률이 높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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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비결은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이종간의 지혜를 모으는 사고를 한 것입니다.
질문은 현업에서 일하는 분들이 줬고, 그에 대한 해법은 다양한 주제를 공부하는 학자들에게 들으면서요.
저는 질문을 전달했을 뿐입니다. 각자 다른 영역에서 깊은 사고를 하는 독립적 인간들이 모여서 함께 고민하는 작업이 가장 소중합니다.
그러니 교류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공부해야 하고요.
공부하지 않으면 질문을 받았을 때 '내 생각은 말야', '나 때는 말야' 하면서 뻔한 말을 늘어놓거나, '인생이 다 그런 거 아니겠어?' 같은 말로 모호하게 둘러댈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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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보니 "저 같은 꼰대들은 한 번에 다 순장되는 겁니다"라고 하더군요.
재택근무를 하면 개인별 업무 성과가 정확하게 측정되니 입으로 일하던 월급루팡은 다 죽고, 사내정치도 안 통할 거라는 글의 결론이었습니다.
지금 이분은 자신이 일하지 않고 있었음이 드러나는 게 곤혹스러운 거예요.
그러나 저 문장은 틀렸습니다. 순장은 같이 죽는 건데, 저분은 혼자 사라질 터이니까요.
지금까지 팀 안에서 백지장에 손만 대고 있던 사람들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함께하는 것 같지만 안 했던 사람들이 적지만은 않을 겁니다. "바쁘시죠?"라는 인사말을 입에 달고 살지만 정작 본인은 안 바쁜 사람들 말입니다.

위 게시글의 교훈은, 일을 하자는 것입니다. 더 정확히는, 나의 생산성을 입증하기 위해 앞으로 어떤 일을 어떻게 할지 생각하라는 거예요.
바이러스와 세계대전을 벌이는 와중에 우리 각자는 생존을 위한 분투도 치열하게 치러내고 있습니다. 자영업자도 직장인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존의 관성이 깨졌기 때문이죠. 관성이 있으면 실행하면 되는데, 이제는 관성이 무너졌으므로 실행하기 전에 생각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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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IMF, 2008년 금융위기, 코로나 팬데믹 등 이 모든 형태의 변화가 인류에게는 진보를 위한 역경이거나 동기가 될 수 있지만 개인에게는 넘어야할 거대한 산처럼 다가올 것입니다.
그때마다 어떻게 변화에 적응하고 각자의 역량과 경쟁력을 유지시킬 것인지가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먼저, 본인의 가치관을 의심하시기 바랍니다. 어떤 건 앞으로도 유효하겠죠. 어떤 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관행적으로 해왔던 행동을 다 지켜야 한다는 강박은 버리시기 바랍니다.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건 남기고 아닌 것들은 이번에 과감하게 다시 정의해보자는 마음가짐이 우리가 변화와 위기에서 얻은 소중한 경험이자 기회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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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중립적이어서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없습니다. 내가 준비했으면 기회가 되고, 그렇지 않으면 위기가 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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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차 이상. 제가 보기에 가장 위험한 연차입니다.
회사생활 10년쯤 되면 조직과 자신을 동일시하려는 움직임에 드디어 편입되려고 해요. 바야흐로 갈림길에 선 거죠.
특히 공채로 들어와서 3년씩 순환보직으로 부서를 돌고 나면 연차는 쌓이고 급여는 올라가는데 전문성은 애매합니다.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하면 이직이 어려워지고, 그러다 보니 조직에 기대기 시작하는데 그게 10년 차부터 조금씩 나타납니다.
자연스럽게 자신의 성장도 조직의 성장에 기대게 되고, 자기 전문성을 무기로 승부하는 걸 두려워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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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도망갈 수 있는 사람들, 7년 차입니다.
과장/대리쯤 되면 지금까지 자신이 살아온 게 맞나하는 고민이 시작됩니다. 그동안 노력해서 안정감도 생기고 사회적 네트워크도 꽤 다진 것 같아요. 일머리도 생겼죠.
다만 이렇게 밟아온 길이 내가 선택한건지, 취직 전 어른들이 제시한 방향대로 어긋남 없이 살아왔을 뿐인지에 대한 고민과 갈등이 고개를 듭니다. 어려움도 크게 없지만 과연 이게 좋은 건지, 나쁘지는 않은데 좋은건지는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회사에 롤모델이 없다는 게 가장 답답합니다.
계속 지금처럼 살면 몇 년 후에는 옆자리 박차장처럼 될 것 같은데 그러기느 싫고, 인생을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에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이 불안감이 사회적으로도 공감되고 있습니다. 퇴근 후에 강좌를 듣고 '부캐'를 만들거나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 모두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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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만든 키워드는 '발견되다'입니다.
내가 어떤 걸 전략적으로 의도한 게 아니라 그저 내 삶에서 건실하게 구현하고 있었는데 비로소 대세가 되는 것이죠.
세상 사람들이 '요즘 빅데이터, 메타버스가 유행이야. 누가 하고 있었지?'라고 물을 때 진즉부터 하고 있던 이가 발견되는 거예요.
무언가 뜬 다음에 하면 편승한 사람이라 깊이가 깊지 않기 쉽습니다.
축적의 시간이 부족하기 마련이거든요. 말하자면 팔로워죠.
그렇게 발견되기 위해서라도 먼저 해야하고, 오래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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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오래 살잖아요. 기존 방식의 조직과 시스템이 날 보호해줄 수 없기 때문에라도 더 긴 시간을 바라봐야 합니다.
그래서 일관성이 중요합니다. 일관되려면 지향점이 한결같아야 하므로 그걸 설정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해요.
먼저 원을 그리고, 그 원에 내 활동들을 정합시키는 작업을 하라는 것입니다.
현실을 둘러보아도 일관성 있는 메세지를 꾸준히 발산한 기업이 살아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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